큰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고 어린이날 즈음 친구네 집에서 놀고 오더니 닌텐도를 사달라고 졸랐습니다. 가격도 만만치 않았고, 게임기였기 때문에 사주기가 싫었지만, 어린이날 선물로 요구를 하니 마음이 약해졌습니다. 결국 사주자는 아빠의 의견에 따라 마지못해 사주었고, 그것은 곧 후회로 남았습니다. 물론 규칙을 정하여 하긴 했지만 5살 동생도 노출이 될 수 밖에 없었고, 큰 아이는 정한 규칙을 잘 따랐지만, 둘째는 게임게임게임 노래를 부르며 조르기 시작합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많은 부모들이 핸드폰을 사주고, 어떻게들 아는지 핸드폰게임을 너도나도 하기 시작합니다. 핸드폰을 통제하는 어플이나 기능이 있지만 부모의 핸드폰을 만지거나 유투브를 통해 잠금해제방법을 기가막히게 찾아내어 자유를 누립니다. 하교시간에 지나가는 아이들을 보면 손에 핸드폰을 쥐고 뚫어저라 핸드폰만 쳐다보며 걷습니다. 핸드폰, 게임과의 전쟁은 집집마다 가지고 있는 가장 흔한 일임이 틀림없습니다.
부모로부터 시작
핸드폰, 게임 등 어린 아이들이 부모를 거치지 않고는 시작 할 수가 없죠. 결국 시작도 양육자, 후회도 양육자의 몫인 셈입니다. 친구들 다 가지고 있으니 사줘야지, 친구들이 하는 게임 우리아이만 빠지면 소외될테니 시켜줘야지라며 나름의 타당성을 부여하며 시작은 합니다. 또 5~6살 부터 시작하는 학습지나 한글 프로그램등 도 패드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가 좋아해서, 교육적이니까 괜찮아 하며 말이죠. 점점 아이들은 빠르고 손쉬운 기기를 다루게 되고, 점점 패드나 핸드폰등 미디어에 빠지게됩니다.
미디어 중독
텔레비전, 패드, 핸드폰 등 이미 아이들은 노출이 많이 되었습니다. 식당에서도 무언가를 보지 않는 아이를 찾기가 힘듭니다. 텔레비전보다 패드나 핸드폰으로 하는 게임은 더욱 중독성이 강합니다. 내가 하는 작은 터치마다 즉각적인 반응하는 화려한 영상들, 유투브 처럼 끊임없이 추천영상이 나오기도하고, 텔레비전 프로그램보다 더 자극적이고 재미있는 콘텐츠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웬만해서는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리기가 힘듭니다. 어른도 붙잡고 있기 십상인데 하물며 아이들 얼마나 중독에 빠지기 쉬울까 생각해봅니다.
이렇게 미디어에 중독이 된 아이들은 사회적 접촉이 덜 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점점 아이는 이기적이 됩니다. 또한 생각을 하는 힘도 길러지지 못하게 됩니다. 미디어자체는 생각할 필요가 없고 보기만 하면 되니까 그럴 수 밖에 없습니다. 상상할 필요도 없고 그저 나오는 영상을 보기만 하면 됩니다. 또 게임같은 경우도 유아 게임이라 해도 다른 캐릭터를 죽이거나 뭔가를 부수거나 하는 활동을 통해 미션을 수행해 나가는 게임이 많기 때문에 폭력적이 되기도 합니다. 아이들은 모방심리가 강하기 때문에 미디어와 현실이 구분이 되지 않고 그저 모방하게 되고 이는 즉각적인 반응을 요구하게 되고, 점점 더 자극 적인것을 추구하게 됩니다. 미디어에 중독, 게임에 중독이 된 아이들은 지루한 수업, 책읽기, 대화에 어려움을 보일 수 밖에 없습니다.
미디어, 어떻게 사용해야 할까
시간을 엄격히 통제해야합니다. 이미 노출이 많이 된 아이, 그리고 주변 친구들도 게임이든 핸드폰이든 하고 있기 때문에 홀로 인터넷이 되지 않는 곳에 살지 않는 이상 완벽히 차단하기란 어렵습니다. 때문에 스스로 자제하고 조절 할 수 있는 힘을 기르기 전까지는 시간을 통제하여 사용하도록 해야합니다. 이 과정에서 부모의 일방적인 소통보다는 아이와 상의를 통해서 일주일에 몇번, 하루에 할 시간 등을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가능하다면 예외를 두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오늘 이래서, 내일은 저래서 규칙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아이또한 규칙을 소홀히 여기기 시작 할 것입니다.
이미 노출이 되고 중독이 된 아이들에게 규칙을 지켜서 하기란 쉽지 않을 것 입니다. 호기롭게 규칙을 정해놓고는 막상 게임하다 시간이 다 되면 말바꾸기 신동들이 됩니다. 아이가 잘 받아들일 때까지 단호하고 엄격히 규칙을 잘 지켜가야합니다. 자칫 흐지부지 되어 부모의 신뢰마저 잃을 수도 있습니다.
미디어 보다 신체활동!
의외로 아이들이 미디어에 몰두하는 이유는 심심해서 입니다. 심심하지 않고 신나는, 즐거운 일이 있다면 아이들은 생각보다 쉽게 손에서 핸드폰을 내려 놓습니다. 친구와 놀고, 부모님과 보내는 시간이 즐겁다면 핸드폰에 집중하거나 게임에 집중하진 않겠죠. 가능하면 밖으로 나가 자연속에서 뛰놀게 하고, 나가지 못한다면 집에서 할 수 있는 보드게임이나, 엄마표 혹은 아빠표 놀이를 통해 신체활동을 늘리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면 자연스레 게임이나 패드, 핸드폰에 대한 생각은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절대 부모의 게으름으로 아이들을 미디어앞에 방치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다만 집앞 놀이터라도 조금만 부지런히 움직인다면, 아이들은 더욱 건강하게 성장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무슨 게임, 무슨 영상?
알아서 놀겠지, 재밌는거겠지, 친구들이 다하니까 괜찮겠지 하며 내버려 두지 마세요. 특히 유투브에는 아무리 키즈컨테츠면 선별해서 보인다 해도, 아이의 연령에 적절치 못한 언행이나 영상들이 많습니다. 큰 아이가 언제한번 보고싶다고 해서 보여준 적이 있는데 게임유투버가 게임을 하면서 말이 매우 거칠어서 놀란 적이 있습니다. (그 뒤로 저희집은 유투브 금지가 되었습니다. ) 그리고 아이가 즐겨 하는 게임이 어떤 게임인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용가능 연령이나, 폭력적이진 않는지, 게임내의 특별한 문제는 없는지 알아야 합니다. 그냥 알아서 하겠거니 하며 방치하다가는 우리아이의 거칠어진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참고서적
신의진, [신의진의 아이심리백과], 메이븐, 2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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