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아이는 아주 어릴 때 부터 쉽게 친구들과 사귀고 부모와도 쉽게 떨어지는가 하면,
어떤 아이는 다 커서도 울고불며 안 가겠다고 떼를 쓰기도 합니다.
아이들마다 편차는 있지만 보통 36개월 정도가 되면 부모와 떨어져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등원을 할 수 있습니다.
그전의 아이는 애착대상자와 떨어지기 싫어서 우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고, 남자아이의 경우 더 더디게 적응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세돌이 지났는데도 아이가 등원거부를 한다면, 다른 원인을 찾아봐야 합니다.
등원거부, 이유가 뭘까?
가장 먼저 생각해 봐야할 원인은 분리불안을 겪는시기에 문제가 있지는 않았는지 점검해봐야합니다.
이시기에 부모가 사회성을 기르겠다고 또래와 놀 것을 강요하거나, 직장문제로 인해 강제로 떨어지는등 아이는 준비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강제적으로 떨어질 수 밖에 없엇다면 아이의 불안감은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불안감을 겪은 아이는 유치원에 가는 것을 엄마와 이별하는 것으로 받아드릴 수 밖에 없고, 완고하게 등원거부를 하며 버티게 되는 것입니다.
기질상 불안이 많은 경우도 있습니다. 겁이 많고 소심한 기질의 아이는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것을 힘들어 합니다.
그밖의 원인으로는 엄마와의 애착관계나 친구관계에 문제가 있고, 지능이 또래보다 더디게 발달 됨에 따라 적응이 어려운 것일 수도 있습니다. 선생님과의 관계에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간과 할 수 없습니다.
부모는 어떤 이유로 유치원에 가기 싫어하는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해결해주어야 합니다.
꼭 보내지 않아도 좋다!
발달학적 측면에서 보면, 꼭 유치원에 보내야만 아이에게 좋은 것은 아닙니다. 특히 불안이 많은 아이들은 부모가 집에서 잘 데리고 있다가 바로 학교에 진학하는게 더 좋을 수도 있습니다. 아이가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억지로 보냈다가 계속 적응에 실패하여 좋지 않은 기억이 쌓이게 되면 학교도 가기 싫어하게 됩니다. 어릴 때의 실패경험을 많이 하는 것보다는 좋은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 감을 갖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하지만 부모들은 불안합니다.
'혹시, 안가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면 어떡하지?'
'학교도 안간다고 하면 어떡하지?'
'친구도 없이 학교가면 어떡하지?'
적응할 시간을 주어라!
아이를 기관에 보내기 위해서는 부모와 떨어져 지내는 시간을 점차 늘리면서 적응할 수 있도록 준비를 시켜야 합니다. 우선은 아이와 함께 놀이터나 다른 아이의 집에 놀러가는 등 또래 아이들과 어울릴 시간을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처음에 아이는 엄마나 아빠가 자기 옆에 있는지 수시로 확인을 하겠지만, 그때마다 옆에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면서 조금씩 부모에게서 독립을 하게 됩니다.
가능하다면, 처음 기관에 가기 시작할 때 옆에 있어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1~2주 정도 아이가 적응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자연스럽게 아이 혼자서 놀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선생님께 미리 아이의 특성과 상황을 설명드리고 세심한 배려를 부탁드리는것도 방법입니다. 한달 정도 시간을 보내고 나서 아이가 적응 할 수 있으면 보내고, 아이가 힘들어하면 무리해서 보내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적응기간은 최대 한달을 넘기지 않도록하고, 적응 못할 경우는 좀 쉬었다가 다음 기회에 다시 시도하는 것입니다. 기억해야 할 것은 무리 하지 않는 것입니다.
절대로 비교하지 않아야 합니다. 형제, 또래 친구들과 비교하는 순간 아이는 자존감과 자신감이 더 떨어지며, 악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아이들마다 다른 기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잊어선 안됩니다.
나의 경험담
실제 저의 둘째 아이는 3살부터 어린이집을 항상 가기 싫어 했습니다. 그때까지는 이 아이의 기질이 무언지도 모른채 어린이집에 작아서 그런가? 어린이집에서 학대나 교우관계에 문제가 있는건 아닐까? 어린이집 등원버스를 타지 않아서인가? 하며 엉뚱한 생각을 하며 원을 옮겨보기도 했습니다. 우연찮게 옮긴 원에서 등원차량을 이용을 했지만, 등원거부는 여전했고, 그나마 형과 잠깐 다니게 되었을때는 괜찮다가 형이 졸업을 하면서 등원거부는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1년의 반이상은 등원거부로 아침마다 씨름을 해야했고, 그때마다 나의 머릿속은
'어린이집이 작아서 일꺼야. 유치원을 가면 더 재밌겠지, 형도 그랬으니까.'
하며 유치원 접수와 추첨에 기대를 합니다.
바라던 유치원에 합격했지만 3월부터 등원거부는 더욱 심해졌습니다. 기분좋게 나와서 버스를 기다리다가도 버스가 오면 안가겠다고 도망가고 드러눕고 잡으면 기어이 도망가고.. 그러다가 금쪽같은내새끼를 보면서 아이의 기질이 까다로운 기질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집에서는 세상활달한 상남자인데, 집 밖에만 나가면 예민보스 그자체인 아이를 그제서야 이해를 하게 된겁니다.
저는 유치원 선생님에게 아이의 이러한 특성에 대해 이야기를 하였고, 선생님은 아이가 관찰과 적응을 충분히 할 수 있도록 기다려 주셨습니다. 다른 아이들이 놀이를 해도 아이는 한발 뒤에서 말없이 지켜만 보며 탐색을 한다고 하였고, 5월까지도 간간히 등원거부는 있었지만 곧잘 가기 시작했습니다. 아침에 눈뜨면서도 최대한 아이가 마음이 편할 수 있도록 맞춰줍니다. 아이가 입고 싶은 옷, 신고싶은 양말, 신발을 신게하고, 아침도 억지로 먹이지 않습니다. 시간에 쫓기다보면 엄마가 하게 되고 억지로 아이를 밀어넣게 되니 항상 여유있게 등원을 준비합니다. 지금은 당연히 가야하는 줄 알고 가고, 이제야 익숙해진 선생님과 친구들 속에서 곧잘 어울립니다.
맺음말
아이의 비위를 맞춰준다고 생각하기보다, 아이의 마음이 편하도록 도와준다는 표현이 맞는것 같습니다.
예민하고 불안한 아이들은 적응하는데 어려움은 분명 있고, 시간이 오래걸리지만 부모가 지치지 않고 아이의 마음을 잘 어루 만져 준다면 아이도 기관에서 또래와의 관계, 선생님과의 관계 속에서 사회경험을 늘려나갈 수 있고, 여러가지 활동을 통해 성취감도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기억해야 할 것은 아이는 절대 엄마를 일부러 힘들게 하려는게 아닙니다. 어쩌면 부모보다 아이 자신이 더 힘들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아이를 어른인 부모가 기다려주고 이해해주고 보듬어 주어야 함은 당연한 일입니다.
참고서적
신의진, [신의진의 아이심리백과], 메이븐,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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