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아기 (1~24개월)
신체발달 2 - 뇌의 발달
(3) 신경계와 뇌의 발달
② 뇌의 발달
- 뇌의 구조와 기능
영아기는 뇌의 전반적인 부분이 발달하는 시기입니다. 뇌의 구조를 종단면으로 단순화해 살펴보면, 뇌는 뇌간(brainstem), 번연계(limbic system), 대뇌피질(cerebral cortex)의 세 부위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뇌의 가장 아래쪽에 있는 뇌간은 두뇌의 부위 중 가장 먼저 발달하는 뇌 부위로 수정에서 15개월까지 발달하며, 숨쉬기, 동공 반사 등 생존에 필요한 기능을 담당합니다. 뇌간과 대뇌피질 사이, 즉 뇌이 가운데 부분을 차지하는 변연계는 감정, 식욕, 성욕 등 감정과 본능적 욕구를 조절합니다. 변연계는 15개월부터 4세까지 가장 활발하게 발달합니다. 마지막으로 뇌의 가장 바깥쪽에 위치한 대뇌피질은 전체 뇌의 약 80%를 차지하며 뇌 구조 중 가장 많은 수의 뉴런과 시냅스가 있습니다. 언어 및 사고를 담당하는 대뇌피질은 좌우로 독립되어 나누어진 두 반구로 되어 있으며, 양 반구를 연결해 주는 뇌량을 통해 정보를 교환합니다. 대뇌피질은 뇌 구조 중 가장 늦게까지 발달합니다. 영아기에는 뇌의 뇌간, 변연계, 대뇌피질의 세 부분 모두 현저한 발달이 이루어집니다.
- 대뇌피질의 발달
대뇌피질은 뇌 구조 중 가장 많은 수의 뉴런과 시냅스를 가지고 있으며, 지각, 언어, 학습, 사고와 같은 인간의 지적 기능에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대뇌피질은 엽(lobe)이라고 하는 네 영역으로 구분되어 각기 세분화된 기능을 담당합니다.
전두엽(frontal lobe)은 운동 및 사고, 정서 기능을 관장하고, 후두엽(occipital lobe)은 시각을, 측두엽(temporal lobe)은 감정 조절 및 청각을, 그리고 두정엽(parietal lobe)은 신체 감각에 대한 정보 처리를 관장합니다. 뇌의 영역들은 1차적인 기능이 있지만 서로 협력하여 활동합니다. 예를 들어 영아가 강아지를 접하면 강아지의 모습은 후두엽에서, 강아지의 짖는 소리는 측두엽에서, 강아지를 보았을 때의 느낌은 변연계에서 이루어집니다. 또 강아지를 만지려고 다가가기 위한 계획은 전두엽에서, 실제 다가가는 운동은 소뇌에서 이루어집니다. 이와 같이 강아지라는 하나의 동물을 폭넓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동시적이고 협동적인 뇌의 기능이 요구되는 것입니다. 뇌의 기능은 뇌의 구조에 따라 단순하게 나누어지는 것이 아니라 상호 복합적인 상호작용의 결과임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즉, 변연계도 사고와 간련이 있고 대뇌피질도 감정에도 관여되고 있는 것입니다.
뇌의 기능에서 중요한 것은 뇌의 구조보다 구조 간의 연결(synaptic connectivity)입니다. 실제 한 개의 뉴런은 25만여 개에 이르는 접속을 통해 신경망을 형성함으로써 뇌의 기능적 역할을 수행합니다.
대뇌피질의 이러한 네 가지 엽은 신생아기 때는 미숙한 상태이지만, 생후 1년 동안 뉴런이 수초화되고 시냅스가 증가하면서 점차 발달하게 됩니다. 대뇌피질이 발달하는 순서는 영아기에 나타나는 여러 가지 능력과 일치하게 되는데, 가장 먼저 영아는 생리 상태를 조절하는 능력이 발달하고 반사를 보다 잘 통제할 수 있게 됩니다. 생후 8개월 무렵부터는 대뇌피질 중 정서 관련 부위가 증가를 보이고, 부모와의 애착이 일어나는 시기에 매우 활발한 활동이 이루어집니다. 시각과 청각을 관장하는 피질의 시냅스 성장과 수초화는 시각과 청각의 발달이 급속히 이루어지는 시기인 3~4개월에 시작해서 첫돌에서 두 돌까지 계속됩니다. 언어를 관장하는 전두엽 피질에서의 뇌파 활동의 증가는 개념적 사고와 언어발달이 활발해지는 1.5~2세에 일어나게 됩니다.
- 뇌의 편재화
대뇌피질은 좌반구와 우반구로 구성되어 있는데, 양 반구는 그 모양은 같지만 각기 다른 기능을 하고 신체의 각기 다른 영역을 통제합니다. 좌반구는 언어 능력, 청각, 언어기억, 의사결정, 긍정적 정서의 표현 등을 관장하고 신체의 오른쪽 부분을 통제합니다. 반면, 우반구는 공간 지각력, 촉각, 음악과 같은 비언어적 소리, 부정적 정서의 표현 등을 관장하며 신체의 왼쪽 부분을 통제합니다. 이렇게 대뇌피질을 구성하는 각 반구가 분리되어 각기 다른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것을 뇌이 편재화(cerebral lateraliation)리고 합니다. 좌뇌와 우뇌의 기능적 차이는 분할 뇌 환자와 손상된 뇌 연구를 통해 밝혀졌습니다. 예를 들어, 전쟁에서 우뇌를 다친 군인들은 공간적 혼란을 겪고, 좌뇌를 다친 군인들은 언어 능력에 문제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뇌의 기능이 분화되었다고 해서 좌반구와 우반구가 서로 완전히 독립된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말하기, 문법 등 언어 관련 기능의 대부분은 좌반구에서 담당하고는 있으나, 맥락에 맞는 적절한 언어 사용이나 은유 등을 사용하는 언어 표현은 우반구가 맡고 있습니다. 이는 좌반구에서만 언어능력을 담당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이때 좌우 대뇌반구 사이에 위치한 뇌량이 양 반구를 연결해주는 기능을 하며, 뇌의 양쪽 반구의 상호작용을 통해 복잡한 사고가 가능해집니다.
좌뇌 (언어 뇌) | 우뇌 (이미지 뇌) |
이성적, 논리적, 합리적 | 감정적, 직관적 창의적 |
- 언어, 문자, 숫자, 기호, 분석능력 - 학교에서 배우는 주요과목은 주로 좌뇌의 능력을 요구한다. - 좌뇌가 뛰어난 학생은 국어 영어, 수학, 과학 등을 잘한다. |
- 그림, 음악, 스포츠 분야의 능력 - 공간인식능력, 공감 능력이 뛰어나다. - 우뇌가 뛰어나면 분위기 파악을 잘하고 상상력이 뛰어나다. |
표 - 좌뇌와 우뇌의 역할
영아기에는 학습보다는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하고, 신체 운동과 감각을 자극할 수 있는 활동이 뇌발달에 적합한 경험이 됩니다. 0~24개월에는 애착과 감정제어 등 정서의 발달에는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하는 경험이 필요하고, 운동발달에는 신체운동 활동의 경험을, 또한 감각의 발달에는 오감을 자극하고 활용하는 경험이 뇌 발달에 적합한 경험입니다.
자주 안아주고 뽀보해주는 등의 신체접촉을 통해 안정된 애착을 형성하게 되고 뇌 발달은 이 안정된 애착에서 출발합니다. 또한 영아의 움직임에 대한 욕구를 존중하고 신체 활동을 독려해주어야 합니다. 영아기의 운동은 뉴런의 기능을 향상함으로써 인지 기능까지 증진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오감을 활용할 수 있는 활동을 하는 것은 감각을 통해 사물을 지각하고 인지하는데, 시각자료보다는 실물을 직접 만져보고 직접 체험하는 경험이 영아의 탐구심을 자극하게 됩니다. 또한 게임이나 놀이를 통해 통합적 활동을 할 수 있는 경험을 해주는 것이 좋은데, 이를 통해 뇌의 영역이 동시적이고 협동적으로 활성화가 됩니다.
③ 뇌의 가소성과 초기 경험
영아기 뇌발달은 유전적 요인뿐 아니라 초기 경험에 의해 많은 부분 영향을 받습니다. 초기 뉴런과 시냅스의 생성에는 유전적 요인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지만, 뉴런과 시냅스의 선택적 소멸과 수초화 과정은 환경적인 자극을 통해 계속 발달해 나갑니다.
인간의 뇌는 환경에 의해 변화할 수 있는 유연성인 가소성(plasticity)이 있으며, 특히 영아기에는 뇌의 가소성이 큽니다. 뇌 가소성에느 ㄴ회복 가소성과 적응 가소성이 있습니다. 회복 가소성(restoring plasticity)은 뇌손상 후 뇌는 자체적인 변화와 적응을 통해 잃어버린 기능을 어느정도 회복한다는 의미입니다. 영아기에는 뇌의 특정 여역이 손상되더라도 다른 영역에서 대신 수행하거나 연결을 재구성하는 등의 재구조화도 어느 정도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뇌졸중 환아의 경우, 언어 영역이 파괴되었을지라도 재활훈련을 통해 다른 뇌의 부위가 언어 기능을 담당할 수 있는 가능성이 더 큽니다. 그러나 점차 중추신경계의 가소성이 줄어들게 됨으로써 성인기에 일어난 뇌손상은 회복이 쉽지 않게 됩니다. 적응 가소성(adaptive plasticity)은 새로운 경험과 환경을 통해 뉴런의 시냅스가 강화되거나 약화되어 기능과 구조의 변화가 이루어지는 것을 말합니다. 초기 뇌과학자들은 뇌의 구조와 기능이 어린 시절에 모두 결정되는 것으로 보았으나, 점차 후천적 노력과 경험에 의해 변화되고 발달 될 수 있다는 증거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뇌의 적응 가소성은 후천적 노력이나 평생 동안의 학습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으로, 성인기 이후의 뇌의 보상을 통해 설명됩니다.
뇌발달에 있어서 초기 경험의 중요성은 Mark Rosenzweig와 동료들의 연구에 의해 부각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들은 갓 태어난 침팬지를 16개월 동안 어둠 속에서 사육하는 실험을 실시 했는데, 그 결과로 침팬지의 망막과 시신경을 구성하는 뉴런이 위축되었습니다. 이 실험을 통해 동물의 시각 박탈이 7개월을 넘지않으면 위축된 시신경이 돌아올 수 있지만, 시각 박탈이 1년 이상 지속되면 자극받지 않은 뉴런이 퇴화되면서 완전히 시각을 상실하게 되는 것이 발견 되었습니다. 또한 그들은 실험용 쥐 등의 동물들을 풍족한 환경과 고립된 환경으로 나누어 각기 다른 환경에서 성장하도록 하는 실험을 실시하였습니다. 그 결과, 풍족한 환경에서 성장한 동물들의 뇌는 그렇지 않은 동물들의 뇌보다 무겁고 시냅스의 연결망이 촘촘하며, 신경화학 활동 수준도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차이는 실험의 대상인 동물들이 어릴수록 더 컸습니다.
최근 뇌파 활동 사진을 통해 환경에 따른 아동의 뇌발달을 연구한 결과, 정상적인 환경에서 자란 영아에 비해 고아원 등 궁핍한 환경에서 성장한 영아의 뇌는 침체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참고서적
신명희, 서은희, 송수지, 김은경, 원영실 ,노원경, 김정민, 강소연, 임호용 공저, [발달심리학], 학지사, 2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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