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아기 (1~24개월)
주요쟁점1 : 여성의 취업과 육아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과거에는 가구소득의 부족을 충당하기 위한 저소득층 가구 여성에 국한된 것으로 인식되었으나, 여성의 교육 수준 향상과 사회적 성취 욕구 증대 등으로 점차 중상류층 여성에게까지 확대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여성의 경우, 다른 OECD 국가에 비해 매우 낮은 취업모의 경제적 활동을 보고 하고 있습니다. 또한 여성의 경제활동을 생애주기에 따라 연속선으로 파악할 때, 일정 기간 경제활동 참여율이 하락하는 M자형의 곡선이 지속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에 취업률이 낮아지는 전형적인 M자형 곡성은 우리나라 여성의 취업이 출산, 육아로부터 영향을 받음을 알 수 있습니다(통계청, 2010b).
기혼여성의 경제활동 상태에 대한 조사에서도 특히 2세 이하의 영아 자녀가 있어 육아 부담이 집중되는 시기에 취업자 비율이 25.7%로 급격하게 줄어들며, 이 시기에 구직을 희망하는 여성 비율도 0.2%로 매우 낮은데, 이는 육아의 부담이 기혼여성에게 전가되어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어렵게 만들고 있음을 보여줍니다(통계청, 2010b).
삼성경제연구소에서는 2010년 21개 기업의 임직원을 대상으로 일하는 여성의 현실을 조사하였습니다. 대한민국 워킹맘 실태 보고서에 담긴 내용을 보면, 일을 하면서 아이를 키우는 어머니가 직장이나 가정에서 겪고 있는 가장 큰 갈등은 임신과 출산으로 인한 불이익, 육아휴직과 같은 모성보호제를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없는 현실 등이었습니다. 이러한 실태 조사 결과는 대한민국의 직장 환경이 여전히 취업모에게 불합리한 부분이 존재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것은 출산과 육아 부담이 큰 30대 여성의 경력 단절 현상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타인양육
아이는 누구에게 맡기고, 어떻게 키울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저출산 대책보다 먼저 해결되어야 하는 문제입니다. 양육은 전통적으로 어머니에게 맡겨진 역할이었으나, 최근 여성의 사회 활동이 증가하면서 영아가 어머니가 아닌 타인에 의해 양육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영아의 어머니 부재 및 타인에 의한 양육이 영아에게 어떠한 영향을 주는가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타인양육의 대표적인 형태는 보육기관이지만, 최근 우리나라 여성가족부(2006)의 연구에 따르면 영아의 경우 보육기관보다도 조부모 양육, 육아도우미 양육 등 집 안에서 개별적으로 양육하는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조부모 양육은 우리나라의가장 전통적인 타인양육 형태로, 최근 여성의 사회 진출 증가, 경제적 어려움, 보육시설의 부족과 더불어 노년층의 장수화로 인해 다시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조부모 양육은 부모가 안심하고 자녀를 맡길 수 있고, 보육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조부모와 함께 사는 손자녀들은 조부모에 의하여 정서적 안정감과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영아보육으로 인한 조부모의 건강 악화 및 영아보육과 관련된 갈등 야기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육아도우미에 의한 양육은 1990년대부터 늘어나기 시작했으며, 영아가 집이 아닌 장소로 이동해야 하는 수고나 적응상의 어려움을 겪지 않아도 되고, 여러 명의 영아와 함께 보살핌을 받을 때 생길 수 있는 건강이나 안전상의 문제 등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점, 필요한 시간에 이용할 수 있는 편의성 때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육아 도우미의
자격요건이 정해져 있지 않고 정부의 규제가 없기 때문에 양육자나 양육의 질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기관보육의 경우 정부가 일정한 설치 기준을 제시하고, 그 제시한 기준에 따라 지도 감독을 하고 있기 때문에 비교적 양육 서비스의 질을 보호받을 수 있으며, 육아도우미 고용에 비해 비용이 저렴한 편입니다. 그러나 보육사업이 규모 면에서 급격히 팽창하였으나 대부분이 민간시설 위주로, 국공립 및 법인시설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또한 조부모 양육에 비해 많은 수의 영아가 함께 생활하기 때문에 건강 및 안정상의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영아가 양육 장소로 매일 이동해야 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보육환경의 일관성을 보육의 질적 수준을 알려 주는 중요한 척도가 되며, 영아의 애착 형성에 주요한 변수가 됩니다. 영아와 양육자 간의 정서적 유대감으로 주 양육자가 자주 바뀌면 애착 형성에 어려움이 생기고, 또래관계도 원만치 않으며 분노와 공격성 등 문제 행동까지 보입니다. 모든 영아에게 필요한 것은 그들이 신뢰감을 배울 수 있는 양육자와의 일관성 있고 따뜻한 관계입니다.
어머니를 대신하여 영아를 돌보는 이러한 타인양육은 반드시 영아의 애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닙니다. 양육환경, 양육자와 영아의 관계, 양육자의 전문성 및 직업의식 등 양육이 어떠한 상황에서 어떠한 내용으로 이루어졌는가에 따라 영아에게 미치는 영향은 다를 수 있습니다.
주요쟁점2 : 영아 조기교육
우리나라 현재 조기 사교육은 종류의 다양화뿐 아니라 교육을 받는 대상들의 수적인 팽창도 날로 심각해지고 있으며, 대상 연령도 끝없이 하향화 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최근에는 생후 5개월부터 조기교육을 받는 이상 조기교육 열풍 현상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발달과 상관없이 무분별하게 이루어지는 각종 영재, 특기 교육은 영아의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가정경제의 각종 사교육비 부담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우리나라 부모의 의식조사 연구(우남희 외, 2009)에서 어머니들은 어린 연령에서부터 자녀의 학업에 대한 높은 기대를 보이며, 자녀가 더 나은 사회적 지위의 직업을 선택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어머니들은 조기교육이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고, 일찍 시작하면 할수록 교육에 유리하다고 믿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들어 더욱 가세되고 있는 조기교육 열풍은 점차 학습 위주의 성격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외국어 교육 열풍과 맞물려 영아기에 접하는 영어교육 교재나 프로그램, 영어학원들이 이미 인기를 끌며 보급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거기다가 영재교육이 가세하여 영재교육을 위해 학습 능력의 조기 개발에 중점을 두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생후 5개월의 영아에게 영어를 노출시켜 영어를 잘하는 아이로 만들어 주겠다는 영어교육 프로그램부터, 생후 18개월부터 그림책과 카드 등을 이용해 영어교육을 실시하는 곳도 있습니다. 영어뿐 아니라 다양한 교구를 사용하여 수학적 개념을 알려 주는 곳도 있습니다. 수년 전에 만 1~3세를 대상으로 플래시카드를 이용하여 교육하는 한글교육이 붐을 이루다가 최근 몇 년 전부터는 두뇌 개발, 창의성 개발, 사고력 개발을 표방하며 영아 지능 개발 교구들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러나 영유아기의 사교육이 인지, 정서, 사회적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국내의 연구들은 이 시기 사교육이 학습의 효과가 별로 없고, 자율성, 창의성, 학습태도 등에도 긍정적이지 않다고 하였습니다. 오히려 자녀들의 미래를 위한다는 명목아래 시행되는 이러한 인지교육 중심의 영아 교육은 발달단계에 상관없이 부적절한 학습 자극을 가하는 것으로, 정서적인 측면에 있어 스트레스, 무기력, 불안과 주의집중력 저하 등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 등과 같은 위협 상황을 경험하면 인간의 몸은 코르티솔(cortisol)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해 이를 대항할 수 있게 합니다. 그러나 과다한 코르티솔은 뉴런을 파괴하고, 뇌를 취약하게 하며, 뇌의 시냅스를 줄임으로써 뇌 자체를 위축시켜 뇌의 기능을 손상시킵니다. 코르티솔의 농도가 만성적으로 높으면, 변연계의 일부이자 기억을 관장하는 해마(hippocampus)의 신경망이 손상될 수 있습니다(Gunnar, 1998; sylwester, 1994). 특히 뇌가 민감하고 연약한 시기인 영아기에 코르티솔 분비량이 과다하게 증가하는 것은 영아의 정서 상태를 악화시킬 뿐 아니라 학습 능력까지 저하시키게 됩니다.
영아기의 뇌발달과 스트레스에 관한 이러한 연구들은 영아기의 과도한 스트레스가 뇌 발달에 치명적임을 시사하며, 영아기 조기교육 열풍에 휩싸여 있는 부모들에게 경종을 울리고 있습니다.
영아를 위한 프로그램은 영아의 발달적 특성에 맞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영아는 직접 보고, 듣고, 만지는 등 몸으로 체험하며 학습합니다. 따라서 오감을 활용할 수 있는 활동을 통해 영아가 스스로 탐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또한 움직임에 대한 영아의 욕구를 존중하여 충분한 신체 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과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너무 빠른, 또 너무 많은 기대로 영아를 압박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영아의 잠재력 개발에 가장 좋은 것은 무엇보다도 부모의 따뜻한 사랑입니다. 부모는 풍부한 표현과 잦은 신체적 접촉을 통해 영아와 애착을 형성해야 합니다. 발달단계와 발달적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연령만 낮추어서 적용하는 조기 영아 교육 프로그램은 오히려 영아의 인지적, 심리적 발달을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참고서적
신명희, 서은희, 송수지, 김은경, 원영실, 노원경, 김정민, 강소연, 임호용 공저, [발달심리학], 학지사, 2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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