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아기 (1~24개월)
심리사회적 발달
(2) 애착 형성의 단계
① 전 애착 형성 단계 (preattachment phase, 출생 후 ~8주)
이 단계 영아들은 어머니의 냄새나 목소리에 반응을 보임으로써 어머니를 감각적으로 인식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애착이 형성되지 않아 낯선 사람과 혼자 남겨져도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입니다.
② 애착 형성 단계 (attachment in the making phase, 8주~8개월)
이 단계에서 영아는 자신에게 친숙한 사람과 낯선 사람을 구분하여 다르게 반응하기 시작합니다. 어머니를 다른 사람들보다 선호하는 반응을 보이는 것입니다. 영아는 어머니를 보고 더 많이 웃거나 미소 지으며 지속적으로 바라보고, 옹알이도 더 자주 합니다. 그러나 이 시기에 낯선 사람과 친숙한 사람을 구분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낯선 사람과 혼자 남겨져도 어머니와 떨어지는 것에 대한 분리불안 보이지 않습니다. 즉, 아까까지도 분명한 애착관계는 형성되지 않았음을 보여줍니다.
③ 애착 단계 (phase of clearcut attachment, 8~18개월)
이 단계에서 영아는 어머니에 대한 애착을 분명히 나타냅니다. 기기와 걷기가 가능해진 이 시기의 영아는 어머니에게 적극적으로 접근하고 매달리고 따라다니며 함께 있으려고 합니다. 한편 어머니와 떨어지게 되면 매우 불안해하는 분리불안(separation anxiety)을 보임으로써 어머니에 대한 애착을 분명하게 나타냅니다. 이러한 분리불안은 모든 문화권에서 보여 주는 영아기의 보편적 행동 양상이며, 12개월 전후부터 나타나기 시작해 14~16개월에 급증하고, 18개월 정도까지 지속되다가 점차 사라집니다. 분리불안은 영아가 대상영속성을 획득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대상영속성을 빨리 획득한 영아일수록 분리불안은 빨리 시작됩니다.
④ 상호적 관계 형성 단계(formation of reciprocal relationship, 18개월~2세)
2세 정도가 되면 영아는 언어와 정신적인 표상이 발달하면서 어머니가 다시 돌아온다는 것을 인지하고 결과적으로 분리불안이 급격히 감소합니다. 이 단계에서 영아는 요구와 설득을 통해 어머니와 협상하고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어머니의 행동을 수정하려는 시도들을 하게 됩니다. 언어와 인지가 발달한 이 시기의 영아는 어머니가 말도 없이 외출하면 울면서 어머니를 찾습니다. 그러나 언제 돌아오는지를 설명하고, 없는 동안 블록놀이를 하고 있으라고 하든지, 돌아오면 동화책을 읽어주기로 하면, 영아는 분리불안을 덜 느끼고 기다릴 수 있습니다.
(3) 애착 유형
영아의 애착의 질을 측정하기 위해 Ainsworh(1978)는 여덟 가지 에피소드로 구성된 낯선 상황 실험을 실시하였습니다. 부모와 분리, 재회되는 상황에서 영아가 보여 주는 행동을 바탕으로 애착 유형을 안정 애착(secure attachment)과 불안정 애착(insecure attachment)인 회피 애착, 저항애착 등으로 구분하였습니다. 이후 Main과 Solomon(1990), Shaffer(1993) 등이 불안정 애착의 또 다른 형태인 혼란애착을 추가함으로써 애착을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하였습니다.
안정 애착 유형의 영아는 어머니를 안전 기지로 삼아 환경을 탐색합니다. 안정 애착 유형은 낯선 사람보다 어머니를 뚜렷하게 선호하고 주위의 환경을 탐색하기 위해서 어머니로부터 쉽게 분리됩니다. 낯선 사람보다 어머니에게 더 확실한 관심을 보이며, 어머니와 함께 놀 때 밀접한 관계를 유지합니다. 또한 어머니가 실험실 밖으로 나가면 울기도 하지만 대안적인 위안을 찾고는 능동적으로 탐색을 시도합니다. 어머니가 돌아오면 영아는 즉각 울음을 멈추고 어머니를 반기며 적극적으로 접촉하고 쉽게 편안해합니다. 부모가 영아의 요구에 즉각적으로 반응해 주고 안정적으로 상호작용을 해 주는 경우, 영아는 안정 애착을 형성할 수 있습니다.
회피 애착(aboidant attachment)은 불안정 애착의 한 유형으로 어머니에게 별 반응을 보이지 않습니다. 회피 애착 유형은 어머니가 방을 떠나도 불안해하거나 울지 않고 어머니가 돌아왔을 때에도 안기려 하지 않는 등 무시하거나 회피합니다. 어머니와의 관계에서 친밀감을 추구하지 않으며 낯선 사람에게도 이와 유사한 반응을 보입니다. 부모가 자기중심적이고 강압적이며 지나친 자극을 주는 경우, 영아는 회피 애착을 보일 수 있습니다. 자기중심적인 부모는 영아의 반응에 민감하지 못하고, 영아가 원하는 바에 상관없이 부모 자신의 생각에 따라 행동합니다. 회피 애착 유형의 부모들은 무감각하고 신체 접촉이 거의 없으며, 화가 나 있거나 초조해하며 거부하듯이 영아를 다루는 경향이 있습니다. 지속적으로 원치 않는 자극을 받는 영아는 결국 부모와 있는 것이 즐겁지 않고, 부모를 피하거나 무시하는 행동을 보이게 됩니다.
저항 애착(resistent attachment)은 불안정 애착의 또 다른 유형입니다. 어머니가 방을 떠나기 전부터 매우 불안해하며 어머니의 곁에서 떨어지지 않고 탐색도 거의 하지 않습니다. 어머니가 방을 나가면 매우 당황하며 분리불안 증세를 보이고, 어머니가 돌아온 후에는 어머니와 접촉하려고 시도하지만 안아주어도 안정감을 느끼지 못해 화를 내며 밀쳐내는 등 양가감정을 표현합니다. 저항 애착 유형의 영아가 부모를 갈망하는 한편 거부하는 양면성을 보이는 것은 부모의 일관되지 못한 양육으로 인한 경우가 많습니다. 저항 애착 유형의 부모들은 무감각하고 영아를 다루는 방식이 어색하지만 화를 내는 느낌은 아닙니다. 그러나 기준 없이 부모의 기분에 따라 다르게 반응하는 일관성 없는 양육 태도는 영아를 불안하게 만듭니다. 결국 영아는 부모에게 떼쓰고 울면서 애정을 갈구하는 모습을 보이게 됩니다.
혼란 애착 (disorganized attachment) 유형은 불안정 애착의 갖아 심한 형태로 회피애착과 저행 애착이 결합된 형태로 나타납니다. 혼란 애착 영아들은 극단적인 혼돈 상태로 양육자에게 접근해야 할지 회피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 유형의 영아들은 어머니와 재결합했을 때 어머니가 안아 주어도 얼어붙은 표정으로 있거나 먼 곳을 응시합니다. 또 양육자에게 접근하다가도 양육자가 다가오면 멀리 도망가고 피합니다. 영아의 5~1-%가 이 유형에 속합니다. 학대받은 영아의 경우, 부모가 자신의 안전 기지가 되어 줄 수 있는 존재인지, 아니면 자신의 안전을 위협하는 존재인지를 혼란스러워합니다. 이러한 양육 환경 처한 영아는 부모에게 다가가다가 막상 부모가 자신에게 다가오면 피하거나 얼어붙은 듯 멍한 표정을 짓기도 합니다.
낯선 상황에서 영아의 행동은 양육 문화에 따라 차이를 보입니다. 예를 들어, 독립성을 강조하는 독일 영아들은 낯선 상황에서 어머니와 재결합할 때 미국 영아들보다 회피 애착을 많이 보였습니다(Grossmann et al., 1985). 반면 어머니와 떨어져 있는 경험이 적은 일본 영아들은 낯선 상황 자체가 스트레스로 작용하여 낯가림과 분리불안을 심하게 보였습니다(Van IJzendoorn & Sagi, 1999). 우리나라 영아들의 경우는 애착 유형에 있어 서구 아동과 유사한 비율을 보입니다( 홍계옥, 정옥분, 1995).
(4) 애착 형성의 관련 요인
영아기에 영아가 부모와 형성하는 초기 애착의 질은 아동기의 인지발달과 사회 및 정서 발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안정된 애착 형성을 위한 요건으로 살펴볼 수 있는 것이 영아의 기질과 부모의 특성입니다. 영아의 기질은 그 자체보다 양육자와의 조화의 적합성으로 애착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즉, 영아의 기질에 맞는 적절한 양육이 제공될 때 영아가 안정된 애착을 형성할 수 있게 됩니다.
또한 양육자의 특성 중 영아의 신호에 대한 양육자의 민감성과 반응성이 애착 형성에 중요합니다. 안정된 애착을 형성한 영아의 어머니는 불안정 애착의 어머니보다 영아의 신호에 빠르게 반응하고 민감한 상호작용을 보여줍니다. 영아가 원하는 것이 있을 때 부모가 적절한 반응을 보여 주면 영아는 부모를 신뢰하게 되고 안정된 애착을 형성합니다. 안정 애착은 부모를 신뢰하는 것처럼 다른 사람을 신뢰하게 만들며, 후에 긍정적인 대인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토대가 됩니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또래 간의 인기와 애착 유형을 조사한 결과, 안정 애착을 형성한 아동이 불안정 애착 유형의 아동보다 또래 관계에서도 인기가 있고 리더십이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안정 애착은 호기심, 탐색 욕구가 많고 자신감이 있으며, 학교생활에서도 적극적이고 자신감이 있습니다. 이러한 태도는 결국 학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어머니와 영아의 애착관계만을 중시했던 초기 애착 연구와 달리, 최근 어머니가 아닌 타인으로부터 양육되는 영아가 늘어나면서 다중애착 관계에 대한 연구가 부각되고 있습니다. 다중애착(multiple attachment)이란 영아가 두 사람 이상에게 동시에 애착을 형성하는 것으로, 어머니 한 사람과만 애착을 형성하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 조부모, 육아도우미, 보육교사 등 타인 양육자인 여러 인물에 대해서도 애착을 형성하는 것을 말합니다. 어머니가 아닌 양육자에 의해 양육을 받는 경우, 어머니와 함께 있는 시간보다 양육자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더 많기 때문에 어머니와의 애착과 타 양육자와의 애착은 모두 영아에게 매우 중요합니다. 영아는 타인 양육자와도 어머니와 형성하는 애착과 유사한 강도의 애착을 형성할 수 있으며, 어머니와의 애착 안정성과는 별개로 다른 양육자와 독립적인 애착을 형성할 수 있습니다. 어머니와 안정된 애착을 형성하게 되면 다른 양육자와도 안정된 애착을 형성하기가 쉽습니다. 또한 어머니와 안정 애착을 형성하지 못했을지라도 타 양육자와 안정된 애착을 형성하면 이러한 부분이 보완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어머니와의 애착과 다른 양육자에 대한 애착은 서로 영향을 미치며, 영아의 발달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애착 형성에 있어서는 어느 한쪽의 애착관계만이 아닌 어머니와 다른 양육자에 대한 다중적인 애착을 고려해야 합니다. 또한 애착 문제는 세대 간 전이가 일어나는 특성이 있어서, 어린 시절 자신의 부모와의 관계가 부모가 된 후 자신과 자녀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부모는 자신의 애착 경험과 양육태도를 점검해 보고, 자신의 애착 문제가 영아에게 전이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참고서적
신명희, 서은희, 송수지, 김은경, 원영실, 노원경, 김정민, 강소연, 임호용 공저, [발달심리학], 학지사, 2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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