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기(6~11세)
행동 및 심리적 장애 : 학습장애
초등학교 3학년인 호재(가명)는 글을 읽고 쓰지 못한다. 지능검사상의 문제는 없으나 기초학습기능검사 결과 학년 수준과 2년 이상 차이가 났다. 호재는 '사과'라는 단어와 '고구마'라는 단어는 알고 있는데 '사고'라는 단어는 읽지 못한다. 자기 이름을 써 놓은 것은 읽지만 이름의 글자가 다른 곳에 있으면 읽지 못한다. 5세 때부터 한글 학습지를 하고, 집에서 글자를 가르치려 노력했지만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배운 글자를 바로 잊어버렸다. 초등학교에 입학해서 받아 쓰기 시험을 보면 10~20점 정도였고, 하나도 쓰지 못해 0점을 받을 때도 있었다. 수업 시간에 책을 읽으라고 시키면 전혀 읽지 못하고, 문제를 읽을 수가 없어서 시험을 보면 백지로 내는 경우가 빈번했다. 말로 문제를 읽어주면 답을 알고 있는 경우도 있는데, 읽고 쓸 수가 없어서 혼자서는 문제를 풀 수 없다. 알림장도 써 오지 못하고 숙제도 으레 안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학습장애(learning disablilities)는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계산 능력 등 정보의 습득과 정보 처리상의 어려움이 있는 경우를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지능 검사로 측정되는 지적 능력과 성취 검사로 측정되는 실제 수행 간에 큰 차이가 있으면 학습장애로 간주합니다(Colman, Levine, & Sandler, 1991). 학습장애 아동은 정상 지능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또래와 비교하여 볼 때 실제 수행 능력이 약 2년 정도 뒤떨어집니다. 그들은 낮은 학업성취로 인한 자신감의 결여, 대인관계의 미숙함 등으로 학교 현장에서 많은 곤란을 겪습니다. 학습장애는 성인기의 사회 적응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행동장애 및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우울증 등과 동반하여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 깊게 살펴보고 그에 적합한 처치를 조기에 해야 하는 장애입니다.
학습장애가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학업 분야는 읽기와 쓰기, 셈하기입니다(Hallahan & Kaufman, 2000). 소위 난독증(dyslexia)으로 불리는 읽기 장애는 읽거나 철자를 기억하는 능력이 손상된 경우를 의미합니다. 난독증을 겪는 아동은 학업에 대한 자신감이 매우 낮고 쉽게 우울해집니다. 또한 또래들에 비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의 증상을 보이는 경향이 높습니다(Boetsch, Green, & Pennington, 1996). 쓰기 장애는 잘못된 구두점이나 문장이나 문단 구성의 빈약함, 철자법 실수, 지나치게 형편없는 필체 등의 증상으로 나타납니다. 쓰기 장애를 지닌 아동은 글씨를 쓰거나 철자를 기억할 때, 혹은 작문을 해야 할 때 어려움을 느낍니다. 셈하기 장애는 여러 가지 기능상의 문제를 포함합니다. 산술 용어나 개념 이해와 같은 언어적 기능의 형태로 나타나기도 하며, 수의 상징이나 산술 부호를 인식하기와 같은 지각적 기능의 형태로 관찰되기도 합니다. 또한 숫자와 모양을 정확하게 그리기 혹은 공식 기호를 관찰하기와 같은 주의집중 기능의 형태로 나타나기도 하며, 순서에 따라 계산하기 혹은 구구단 학습하기와 같은 산술적 기능의 형태로 관찰되고 합니다.
학습장애 현상은 읽기, 쓰기, 셈하기와 같은 학습적인 면에서뿐만 아니라 운동능력이나 사회성의 측면에서도 나타납니다. 물론 학습장애를 지니고 있는 아동 개인에게서 이러한 증상이 모두 복합적으로 관찰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떠한 아동은 읽기 장애를 겪는 반면, 어떤 아동은 셈하기와 같은 산술 장애를 겪기도 합니다. 또한 과잉행동을 수반하는 학습장애를 지닌 아동이 있는가 하면, 조용한 학습장애 아동도 있습니다. 하나의 학습장애가 다른 연령에서 다른 형태로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언어장애를 지닌 아동의 경우 유아기에는 언어발달 지체로, 초등학교 저학년에는 읽기 장애로, 고학년에는 쓰기 장애로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학습장애를 치료하는 목적은 학업을 좀 더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하고, 더 나아가 학습장애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이차적인 정신건강 문제를 방지하기 위함입니다. 아동의 학습장애 치료를 위해서는 부모 및 교사, 학습 및 심리치료 전문가의 긴밀한 협조가 필요합니다. 학습장애를 치료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종합해보면 직접 치료 방법과 간접 치료 방법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직접 치료는 학습 문제에 직접적으로 접근하는 방법이고 간접 치료는 감각 기능 강화를 위한 치료법으로 감각통합치료가 이에 속합니다. 이러한 치료 외에도 이차적인 정서 문제의 치료를 위한 놀이치료나 가족 간의 갈등 상황 해소를 위한 가족치료를 병행하기도 합니다.
학습장애 유형 및 특징
· 읽기 장애
- 글을 읽을 때 자주 틀리거나 빼먹고 읽음
- 글을 읽을 때 비슷한 글자나 단어를 혼동함
- 책을 읽는 속도가 느림
- 책을 읽은 후 질문을 하면 무슨 내용을 읽었는지 잘 모름
· 쓰기 장애
- 글씨체가 알아보기 힘듦
- 글씨를 쓸 때 많이 틀림
- 글을 쓸 때 또래에 비하여 단순한 문장만을 사용함
- 글을 쓰는 속도가 매우 느림
- 받아쓰기를 못함
· 산술 장애
- 더하기, 빼기, 곱하기, 나누기의 계산이 자주 틀림
- 수학에서 응용문제를 잘 못 품
· 기타 장애
- 기억력이 부족함
- 학습할 때 오래 집중하지 못함
- 때와 장소에 어울리지 않는 말을 할 때가 빈번함
행동 및 심리적 장애 : 불안장애
초등학교 5학년인 유민(가명)이는 요즘 들어 부쩍 불안정해 보인다. 기말고사 시험까지 꽤 많은 기간이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험에 대한 불안감을 자주 호소한다. 시험을 못 볼 것 같다는 말을 언제나 하며, 시험공부를 준비한다고 책을 보고는 있으나 늘 같은 페이지만 보고 있다. 수업 중에 자주 배나 머리가 아프다고 하여 의무실을 찾는 횟수가 잦아졌고, 실제로 몸이 아파 결석하는 일수도 부쩍 늘었다. 시험 기간이 다가올수록 유민이의 불안정한 상태는 더욱 심화된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시험이 끝나도 계속해서 시험에 대한 불안을 호소한다는 점이다.
자폐나 과잉행동과 같이 직접 아동의 행동을 통하여 드러나는 심리적 장애 증상과 비교하여 볼 때, 불안과 같이 내적인 문제로 고통받고 있는 아동의 심리적 증상들은 쉽게 관찰되지도 않고 그만큼 간과해 버리기 쉽습니다.
불안은 모든 인간이 지니고 있는 지극히 정상적인 감정의 일종입니다. 불안은 인간에게 가장 흔히 경험되는 일반적인 정서 반응으로서 그 자체가 심리적인 부적응 상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 정도에 따라 아동으로 하여금 정상적인 기능을 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심리적 장애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불안장애(anxiety disorder)란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구체적인 자극이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심리적 불안 상태가 지속되거나 그 정도가 지나쳐서 일상적인 생활에 지장을 줄 만큼 심각한 상태를 의미합니다. 즉, 불안해할 필요가 없는 상황에서도 불안해하거나 정도 이상으로 지나치게 불안해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불안장애는 나쁜 일이 일어날 것과 같은 두려움과 초조감이 주된 증상으로 나타나며, 동시에 가슴이 답답하고 심장이 두근거리며 식은땀이 흐르는 것과 같은 구체적인 신체적 증상으로도 나타납니다. 괜한 걱정이 많아 초긴장 상태가 지속되고, 이러한 긴장 상태로 인하여 뒷목이 당기듯이 아픈 긴장성 두통, 손떨림 등의 교감신경 흥분 증상을 수반합니다. 또한 어지러움과 가슴 통증, 소화불량 등의 신체적인 증상을 보이기도 합니다.
불안장애를 지닌 아동의 혈색은 정상 아동과는 달리 창백하며 신체적 성장 부진으로 인하여 또래 아동에 비해 체격이 왜소한 편입니다. 성격이 매우 예민하고 잘 먹는데도 살이 찌지 않습니다. 잔병치레가 잦고 편식이 심합니다. 만성적 불안장애를 지닌 아동은 무언가 새로운 상황을 싫어하며 과잉행동을 합니다. 어떠한 상황에 대하여 부정적인 사고를 하며 지나치게 자기비판적인 특성을 보입니다(Bell-Dolan & Wessler, 1994).
불안장애는 분리불안장애, 공황장애, 사회공포증, 범불안장애, 강박장애,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등 다양한 유형으로 나타납니다.
아동기 불안장애는 주로 행동치료 기법으로 치료합니다. 특히 아동의 공포증 치료는 체계적으로 둔감법을 사용합니다. '체계적 둔감법(systematic desensitization)'은 불안이나 회피의 대상이 되는 자극에 낮은 단계부터 점차적으로 노출시킴으로써 불안 반응을 줄여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시험불안이 심한 아동의 경우 먼저 시험 치는 방법을 상세히 가르쳐 줍니다. 국어시험이라면 지문을 꼼꼼하게 읽고 질문의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방법을 훈련시킵니다. 이렇게 시험 날짜 및 시험 관련 정보를 자세히 제공해 준 후, 쉽고 적은 분량의 국어시험을 여러 번 경험하게 합니다. 마지막으로 실제 국어시험 상황과 가급적 비슷한 상황을 만들어 모의시험을 지속적으로 보게 하는 등의 행동치료를 통하여 시험에 대한 불안감을 점차적으로 줄여갈 수 있습니다.
불안장애의 유형
· 분리불안장애 : 집 또는 애착 대상과의 분리에 대한 불안이 아동의 발달 수준에 부적절한 정도로 과도하게 나타나는 증상
· 공황장애 : 예측할 수 없는 특정 상황에서 갑자기 극심한 불안 정서로 나타나는 증상
· 사회공포증 : 낯선 사람과 이야기하거나 다른 사람들 앞에서 연설하는 등의 사회적 상황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이 있어서 이러한 상황을 가급적 피하려는 증상
· 강박장애 : 자신은 생각하고 싶지 않은데 자꾸 반복적으로 생각하게 되는 증상 혹은 하고 싶지 않은데 하지 않으면 불안해져서 결국 해야만 되는 행동이 강박적으로 나타나는 증상
·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 생명에 위험을 줄 수 있는 사건을 경험하고 난 후 신경이 극도로 예민해져서 잠을 이루지 못하고 쉽게 짜증을 내며 집중이 안 되는 증상 혹은 항상 긴장하며 쉽게 놀라는 불안과 더불어 스트레스 상황을 자꾸 기억하게 되는 증상
참고서적
신명희, 서은희, 송수지, 김은경, 원영실, 노원경, 김정민, 강소연, 임호용 공저, [발달심리학], 학지사, 2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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